부동산관리 권순관 “삶은 여행···음악은 나를 정의하는 유일한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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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엔 총 5곡이 담겼다. ‘왜 난 아름다울수록 뒷걸음질치며 놓쳐버릴까’(‘시절인연’ 중) 같은 문학적인 가사가 돋보인다. 의도적으로 한국어 가사를 많이 쓰려 하는 건지 묻자, 권순관은 “제가 영어를 잘하지 않아서요”라며 웃었다. 한 음절에 한 글자만 쓸 수 있는 한글 특유의 고집스러움이 좋다고 한다. 아름다운 노랫말은 메모로부터 출발한다. 가장 최근 남긴 메모는 ‘돋보기로 겨울 빛’. 돋보기에 햇빛을 모으면 종이를 태울 수 있는데, ‘겨울날의 적은 빛으로도 가능할까’라는 상상에서 나왔다.
<여행자> 앨범이 나온 계기는 코로나19 유행 시기 겪었던 음악적 어려움과도 맞닿아 있다. 2020년 3월 솔로 2집 앨범을 냈는데, 방역지침으로 관객이 없는 무대에 서야 했다. 화살은 팬데믹이 아닌 스스로를 향했다. ‘더 잘해야겠다’는 강박감과 ‘내가 잘못했나’라는 자괴감이 함께 쌓였다. 2022년 슬럼프가 찾아왔다. “뭘 해도 손에 안 잡혔어요. 너무 꽉 쥐려고 해서 오히려 안 잡히는 시기였죠.”
그래서 그는 떠났다. 이스라엘과 이탈리아에서 한 달을 보냈다. 그는 이 한 달을 “유일하게 음악을 생각하지 않았던 시기”라고 표현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밤거리를 걷고, 노을 앞에 앉아 멍때렸다. 그는 “느슨한 시간들을 보내며 저를 많이 비워냈다. 그렇게 비우고 나니 좋은 것들이 채워졌다”며 “저한테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그는 여행을 하며 ‘이렇게 홀가분한 마음으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만나고 헤어지고, 머물다가 떠나는 삶이 곧 하나의 여행임을 깨달았다. 이번 앨범이 <여행자>가 된 이유다.
권순관은 5살에 처음 클래식 피아노를 배웠다. 콩쿠르에서도 떨어지고 영 재능이 없는 듯했다. 피아노가 싫었다. 만화가를 꿈꿨다. 고등학생 때 재즈 피아노를 시작했다. 19살 권순관은 생각했다. “사람이 이렇게 심취할 수 있구나.” 그렇게 권순관의 음악 여정이 시작됐다. 동아방송예술대 실용음악학과에서 공부했다. 그는 자신의 대학시절을 “골방에 틀어박혀 찌질하게 음악만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미친놈처럼 음악만 했다”고 회상했다.
그런 권순관을 알아봤던 건 은사인 김건 동아방송예술대 실용음악학과 교수다. “제가 학교를 성실히 다닌 편은 아닌데, 그분 수업만큼은 진짜 열심히 들었던 거 같아요. 그랬더니 그분이 ‘너 좀 잘하는 거 같다. 데모곡을 가져와봐라’ 하는 거예요.” 김 교수로부터 돌아온 답은 냉정했다. “너 잘하는데, 네 나이 또래 잘하는 사람 3000명은 있을 거야.”
그러면서도 김 교수는 권순관을 눈여겨본 모양이다. 그는 권순관이 가져온 데모 10여곡을 가수 김현철에게 들려줬다. 그중 3곡이 김현철 9집 앨범에 실렸다. ‘그 언젠가는’,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키스 앤드 세이 굿바이’다. 20년 가까이 흐른 일인데도 권순관은 그 3곡을 또렷이 기억했다. 앨범을 작업하는 중 유재하음악경연대회(2006)에서 은상도 탔다. 당시 보컬을 못 구했다. “어쩔 수 없다 싶어서 제가 불렀어요. 그래서 얼떨결에 가수가 됐어요.”
권순관은 홍익대 실용음악과 초빙교수로도 일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버팀목이 되고 싶다”며 “가르치는 일이 너무 보람되고, 학생들에게 오히려 배운다”고 했다. 가장 눈에 밟히는 건 그의 모교이자 그가 2013년 처음 강의를 시작했던 동아방송예술대에서 만난 첫 제자들이다. 그는 “그들의 곡을 들었을 때 그 임팩트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며 “너무 신선하고, ‘이런 음악하는 애가 이렇게 숨어 있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쓴소리를 마다 않는 선생이기도 하다. 본인의 곡은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걸 싱어송라이터인 그가 누구보다 잘 알아서다.
권순관에게 음악이 무엇인지 묻자, 그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했다. “음악을 통해 저는 발견되는 것 같아요. 내가 분명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게 뭔지 제대로 정리할 수 없을 때가 있잖아요. 저는 음악을 냄으로써 저 스스로를 정리하고, 정의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방한 중인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를 만나 “한국과 일본이 서로 도움 되는 좋은 관계로 발전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스가 전 총리를 비롯한 일한의원연맹 대표단을 접견했다.
이 대통령은 스가 전 총리를 맞이하면서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이렇게 먼 길 와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저희가 외국 손님을 처음으로 맞는데, 스가 전 총리님을 첫 번째로 접견하게 돼서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국민 간 교류도 많이 늘어나고 있고, 서로에 대한 존중감이나 호감도도 매우 많이 높아지고 있어 매우 다행스럽다”며 “우리가 같은 앞마당을 쓰는 이웃집 같은 관계인데 한국과 일본이 서로 도움되는 좋은 관계로, 미래지향적으로 발전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이에 스가 전 총리는 “이 대통령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양국의 일한의원연맹, 한일의원연맹 의원들도 우호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양국이 서로 안심하고 안전한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한의원연맹 회장으로서 한일의원연맹과 협력하며 양국 관계에 대한 이해가 깊게 되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했다.
스가 전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 인사를 건네면서 “얼마 전 한국에서 발생한 호우 피해로 소중한 인명을 잃게 된 데 대해 삼가 조의를 표한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접견 후 브리핑에서 “한·일 의원들이 양국을 오가며 축구 시합을 하는데 한국의 실력이 월등하다는 등 외교적으로 훈훈한 얘기가 오간 자리였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한·일 간 ‘셔틀 외교’ 복원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바로 재개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더라는 얘기들은 좀 나눴다”고 전했다.
일한의원연맹에서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안전보장보좌관인 나가시마 아키히사 간사장과 오니시 겐스케 운영위원장이 이날 접견에 동행했고,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도 자리에 함께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주호영 국회 부의장과 간사장인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통령실을 함께 방문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임웅순 안보실 2차장 등이 배석했다.
‘명태균 게이트’의 당사자인 명태균씨가 검찰로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밝힐 핵심 증거인 휴대전화를 돌려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명씨는 30일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지난 26일 오전 9시 창원지검으로부터 휴대전화 3대와 USB를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명씨는 지난해 11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뒤 증거인멸 의혹을 받자 이 휴대전화들과 USB를 검찰에 임의제출했었다.
명씨는 지난 2월24일 검찰에 제출한 전자기기들을 되돌려달라고 가환부 신청을 했다. 검찰은 최근까지 별다른 설명 없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자, 명씨 측은 “검찰이 방어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명씨는 이날 통화하면서 “돌려받은 ‘황금폰’을 확인해보니 (명씨 관련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씨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폭로했던 그 녹취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강씨는 지난해 10월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여사가 (명씨에게) ‘오빠 전화왔죠? 잘 될 거예요’라고 이야기하는 내용을 분명 들었다”면서 “오빠는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씨는 “명씨가 김 여사와 ‘이렇게 이렇게 일을 했다’라는 얘기를 수시로 저한테 해왔고, 김 여사와의 통화 내용을 스피커폰으로 평소에 많이 들려줬기 때문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과 관련해 김 여사가 힘을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명씨가 김 여사와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놓고 통화하는 녹취는 이미 공개됐다. 김 여사는 2022년 5월9일 명씨에게 “당선인(윤 전 대통령)이 지금 전화를 했는데, 하여튼 당선인 이름 팔지 말고 (김 전 의원을) 그냥 밀라고 했어요”라고 말했고, 명씨는 “아 예. 고맙습니다. 당연하죠”라고 답했다. 김 여사가 권성동·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김 전 의원 공천을 반대한다고 말하는 녹음도 공개됐다.
명씨는 오는 31일과 8월1일 김건희 특검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명씨는 출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년 반 동안 ‘집단 휴학’을 해 온 의대생들이 학교에 복귀합니다. 길었던 의료대란도 끝날 기미를 보이는 것 같은데, 어쩐지 찝찝합니다. 유급·제적 등 불이익을 줄여달라는 의대생들의 요구를 정부가 사실상 다 들어주면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거든요. 안 그래도 이번 의료대란으로 의사들의 과도한 특권의식이 낱낱이 드러난 터라 더 그렇습니다. 의료 붕괴를 막으려는 정부의 고민에도 공감하지만, 마음 한쪽에서는 ‘이게 맞나’ 싶은 분들이 많을 텐데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25일 ‘의대생 복귀 및 교육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2월 윤석열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에 반발하며 집단 휴학한 의대생들이 1년5개월 만에 수업 복귀 의사를 밝힌 데 따른 반응이에요. 정부는 수업·실습 단축과 압축 등 대학들의 제안을 대부분 수용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대학들은 1학기 유급 처분은 예정대로 하되 2학기 복학은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의대 학사과정은 1년 단위라 1학기를 유급하면 내년에 복학해야 하는데요. 방학 등을 활용해 밀린 학점을 이수하도록 열어주면서 사실상 1학기 유급을 ‘없는 셈’으로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이 경우 본과 4학년은 내년 8월에, 본과 3학년은 2027년 2월 또는 8월에 각각 졸업할 수 있게 됩니다.
다음 달에 졸업하는 본과 3·4학년을 위한 의사 국가시험 추가 시행도 검토합니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해 수련을 받는 인턴·레지던트)들도 복귀를 선언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은 윤석열 정부의 갑작스러운 정책 추진에 대한 반발 성격이 있었습니다. 정부는 연구 결과 고령화 등으로 인한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으려면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가 더 필요하고, 그러려면 당장 2000명을 증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의대 증원이라는 명분은 있었지만 왜 2000명을 당장 늘려야 하는지 설득력은 부족했습니다. 2000명은 의대 정원(3058명)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폭의 증원이거든요. 그만큼 충분한 협의와 소통이 필요한데, 정부가 정책을 너무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는 비판이 일었어요.
하지만 의료대란이 이처럼 장기화한 것은 의대생·전공의들의 무리한 집단행동 탓도 큽니다. 수업 거부로 의대 교육을 파행시키고, 수련 이탈로 일선 의료현장에 큰 혼란을 불렀죠. 응급실 뺑뺑이, 수술 대기 등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정부의 공식 입장은 ‘의료대란으로 인한 사망 등 피해가 없다’는 것이지만, 일각에서는 의료대란 발생 후 6개월간 초과사망자가 3000명을 넘는다는 분석도 나와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의료대란은 결국 12·3 비상계엄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방식으로 전환점을 맞습니다. 국정 동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지난 정부는 3월 의대 증원을 백지화합니다.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의정갈등도 어느 정도 누그러졌고, 의대생들도 7월부터는 수업에 복귀해야 24·25·26학번이 같이 수업을 듣는 ‘트리플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복귀를 결정하게 됐죠.
결국 1년 반 동안의 의료대란은 시민들에게 큰 피해만 입혔을 뿐 그 무엇도 바꾸지 못했습니다. 특히 ‘특정 과 쏠림으로 인한 필수의료 붕괴’나 ‘지역 의료 접근성’ 같은, 의대 증원과 맞물려 논의됐어야 할 중요한 의제들은 희미해졌어요. 한 환자단체 대표는 “뭘 위해서 이렇게 견뎌온 것이냐”라고 물었습니다.
정부로서는 의료시스템 붕괴를 우려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의대생들에게 지나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복학 조건을 맞추려면 ‘맞춤형’으로 학칙을 개정해야 하는데, 이는 “학사 유연화는 없다”던 그간의 교육부 입장과 배치됩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한 무책임한 집단행동에 대한 사과와 책임 없는 특혜 제공이 반복되는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특혜 재검토를 요구했어요.
안 그래도 이번 의료대란 내내 온 사회가 의사 집단의 특권·선민의식을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국민들은 반에서 20~30등 하던 의사를 원치 않는다”거나 “응급실 돌다 더 죽어야 한다” 등 발언도 논란이 됐죠. 일부 전공의들은 병원에 복귀한 동료들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기도 했고요. 의사들은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이유로 ‘교육의 질 하락’을 들었지만, 저런 태도는 의사들의 본심이 ‘밥그릇 지키기’에 있는 것 아닌지 의심하게 했습니다. 오죽하면 서울대 의대 교수들도 지난 3월 일부 학생들의 의대 복귀를 비난하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을 향해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도 오만하기 그지없다”며 쓴소리를 했습니다.
경쟁과 능력주의적 가치관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 의대 진학은 ‘사람을 살리는 사명’을 좇는 길보다는, 부와 특권을 보장받기 위한 ‘지대 추구’에 가깝게 변질됐습니다. 이번에 또 갱신된 ‘의대 불패’ 신화가 사회 전체의 불평등·경쟁지상주의를 가속하는 메시지가 되지 않을지 우려되는 이유입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의대생들은 집단행동이 초래한 사회적 파장에 대해 반성하는 기색조차 없다”며 “이번 조치가 의사집단의 특권의식을 더 굳건히 만드는 것 아닌지 우려가 크다”고 했습니다. 정부가 의료대란을 제대로 수습하고 싶다면 일시적인 특혜를 넘어 의료 불평등을 해소할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가야 합니다.
의사 집단의 자성도 필요합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어제(28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를 찾아 “불편을 겪고 불안하셨을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회적인 책무를 다하고 보다 나은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의사들의 다짐이 말뿐인 사과에 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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