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 상위노출 [이진우의 거리두기]민생쿠폰은 정말 민생을 살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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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 상위노출 돈이 없어도 소비를 하면 할수록 돈이 생긴다는 경제 이론이 있다. 터무니없는 소망처럼 들리지만 사실 한때는 효과가 있었던 케인스 경제학의 기본 전제이다. 수요와 공급을 통해 움직이는 시장은 자율적으로 균형을 이루지 못하므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총수요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가 위축되어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면 시장은 더욱 나빠진다. 경제 침체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경기순환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 개입에 정당성을 제공한 것이 바로 케인스 경제학이었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확대하거나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라는 전례 없는 정책을 통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믿었다. 사실 이 이론은 20세기 중반 이후 대공황 탈출, 전후 재건, 1970년대 전까지의 자본주의 황금기에는 유효했다.
정부가 최근의 경기 부진과 민생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소위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는 것도 케인스주의의 효과를 믿기 때문일 것이다. 14조원 가까이 되는 엄청난 돈을 풀어서 경제가 다시 활성화되고, 민생이 더 좋아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정부는 민생회복을 위한 특별 조치로서 소비 활성화를 위해 전 국민에게 1인당 15만원씩 지급하고, 또 국민의 90%에게는 2차로 1인당 10만원씩 추가 지급한다고 한다. ‘돈을 풀면 경제가 돈다’는 경제 이론이 설령 출장용접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국민 대부분은 갑자기 공짜 돈이 생기니 일단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 돈이 실은 우리 국민이 낸 세금에서 나오고,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부채가 된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국책 연구기관은 우리 경제가 소비를 중심으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하니 정부에서 주는 돈 열심히 쓰기만 하면 될 일이다.
정부가 쓸 돈을 계속 주면 좋은데,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단발성이다. 쓸 돈이 단지 일회성으로 제공된다면, 이런 현금 지원 정책이 과연 지속적 소비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가? 이번에 준 돈으로 가족 회식 잘 가졌는데 다음에는 회식할 돈을 어디에서 구해야 할까? 정부는 물론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라고 선전한다. 펌프에서 물이 나오지 않을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위에서 붓는 ‘마중물’처럼 소비쿠폰도 계속해서 소비할 수 있는 돈을 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AI시대 ‘케인스 이론’이 유효한가
이재명 정부는 이런 케인스 이론을 확신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미 대선 시기에 ‘호텔경제학’이라는 비유를 통해 자신의 정책적 방향을 제시했다. 한 여행객이 호텔에 10만원을 예약금으로 맡기고 지역 상권을 돌아다니면 그 돈으로 여러 차례 거래가 일어나며 경제가 활력을 되찾는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호텔은 그 돈으로 가구점에 외상값을 갚고, 가구점 주인은 치킨집에서 식사하고, 치킨집은 문구점에서 물품을 구매하고, 문구점은 호텔에 빚을 갚는다. 마지막으로 여행객이 설령 예약을 취소하고 10만원을 환불받더라도, 그 사이 지역 내에서는 돈이 순환하며 이루어진 소비는 실질적인 경제활동임이 틀림없다. 호텔경제학은 ‘소비가 유효 수요를 창출하고, 경제를 순환시킨다’는 케인스주의의 기본 원리를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쉽게 설명한다.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살아난다면 침체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먼저 돈을 푸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정부가 제일 먼저 시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결국 케인스주의와 그 이론을 확신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산물이다. 그렇다면 소비 활성화를 위해 푼 돈이 엄청난 액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두 가지를 물어야 한다. 21세기 인공지능 시대에도 케인스 이론이 통용되는가? 시장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 언제나 유효하고 정당한 것인가? 정부가 주는 공짜 돈에 현혹되어서인지 정부 정책에 대해 진지하게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 내란 탓에 견제의 힘을 잃어버린 야당은 정부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할 여유가 없다. 비판과 견제 없이 폭주하는 권력은 그 방향과 수단이 옳지 않으면 탈선할 가능성이 크다. 잘못된 정책을 너무 효율적으로 강도 높게 추진하면, 국가와 사회는 의도한 목표에서 훨씬 더 멀어지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같은 첨단 과학과 기술의 발달과 함께 자본주의가 진화하면서 케인스식 정책은 20세기 산업자본주의 시대에는 적합했으나 21세기의 디지털 자본주의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는 의심의 목소리가 크다. 일본은 엄청난 돈을 풀었음에도 경제는 ‘잃어버린 30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유럽의 경우 양적 완화는 남유럽 재정위기를 막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어도 독일과 같은 북유럽 경제와의 격차는 줄이지 못했다. 저금리와 유동성은 오히려 은행 부실과 좀비기업 문제를 키웠다. 미국의 경우에 여러 번에 걸친 양적 완화로 주식시장은 활황을 맞았지만, 실물경제 회복은 빠르지 않았다. 자산 가격 상승으로 상위 계층의 부는 증대되고 중하위 계측의 소득 증대는 미약해 결과적으로 불평등은 확대되었다. 간단히 말해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돈을 푸는 정책은 초기에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약발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오늘날 어떤 이유에서인지 케인스가 말하는 ‘승수효과’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승수효과란 정부 지출 또는 투자 증가가 그 자체 이상으로 경제 전체에 파급 효과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정부가 지급한 민생회복 쿠폰으로 아무리 소비를 많이 해도 실질적인 생산과 가치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소비를 통해 활성화된 경기는 새로운 소득과 일자리와 연계가 되어야 지속적인 효과가 있다. 그러나 소비가 일회적이고 단발적이라면 새로운 생산과 가치 창출은커녕 부채의 증대를 가져온다. 정부의 재정 지출은 결국 세금이나 국가채무로 충당된다는 점에서 비용이기 때문이다.
세밀한 설계로 효과 보여줘야
우리는 지금 금융자산이 실물경제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가계·기업·정부 모두 부채 의존적 구조로 전환된 금융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한국은 특히 가계부채 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를 넘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러, 부채 경제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러한 ‘부채 경제’는 통화 정책의 효력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마저 갉아먹는다. 반복적 경기 부양은 국가 부채를 누적시킨다. 국민은 언젠가 세금이 증가할 것을 예상해 소비를 늘리지 않고 저축을 유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금 지원은 실물경제를 활성화하기보다는 오히려 기존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진정한 경제 활성화는 시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계층을 확대하고, 소득을 지속적으로 증대해야만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선 경제가 성장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새로운 가치 생산을 통해 총량이 늘어야 한다. 돈이 단순히 돌기만 한다고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둥그렇게 모여 앉아 한 그릇의 국을 서로 주고받는다고 해보자. 국그릇은 계속 움직이고, 마치 식탁이 활기를 띠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릇 속 국물의 양은 전혀 늘어나지 않는다. 새로운 재료를 넣어 끓이지 않는 한, 사람들은 더 많이 먹을 수 없다. ‘호텔경제학’에 대해 비유적으로 대조되는 ‘국그릇 돌리기 경제학’은 소비 활성화의 승수효과에 의문을 제기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정말로 민생을 되살리길 진심으로 바란다. 만약 케인스 이론이 여전히 타당하다면, 승수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어쩌면 정책 한계가 아니라 ‘정책 설계의 문제’일 수도 있다. 기왕 재정을 투입해 소비를 진작시키고자 했다면, 장기적 효과가 나타나도록 세밀하게 설계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심도 있는 토론과 논의 없이 소비쿠폰 정책을 밀어붙였다.
본래 진보 정권은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강한 국가를 추구한다. 이 정부는 재정 지원을 통해 불평등 완화와 경기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개입이 오히려 양극화를 심화하고 부채 경제를 초래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시장을 믿지 않는 정부의 시장 개입이 정말 경기를 살릴 수 있을까? 국가의 시장 개입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는 없는가? 질문도 비판도 논의도 없는 정말 이상한 시대에 쓸데없는 걱정을 해본다.
잠비아에서 구리광산의 댐 붕괴로 심각한 환경 오염이 발생하자 피해 주민들이 광산을 소유한 중국계 기업을 상대로 800억달러(약 110조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BBC는 이번 소송이 잠비아 역사상 최대 규모 환경 소송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BBC 등 외신은 16일(현지시간) 잠비아 북부 키트웨 지역 농민 등 주민 176명이 구리광산의 광미댐(광물 채굴·가공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저장하기 위해 만든 댐) 붕괴로 유독 물질을 포함한 폐수가 다량 유출된 데 관해 사고 광산을 소유한 ‘시노 메탈스 리치 잠비아’(SML)와 ‘NFC 아프리카 마이닝’을 상대로 해당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두 회사 모두 중국 국영 광산기업인 유색광업집단유한공사의 자회사다.
소송에 나선 주민들은 댐 붕괴가 기업의 시공 문제와 운영 관리 부실 등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이들은 환경 복원과 피해 보상을 위한 800억달러에 더해 2000만달러(약 280억원) 규모의 긴급기금 조성을 요구했다.
키트웨 지역에서는 지난 2월 내린 폭우로 광산 폐기물을 저장하는 광미댐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황산 등 유독 물질이 수도 루사카까지 이어지는 주요 식수원인 므왐바시강으로 흘러 들어갔다. 사고 당시 콜린스 엔조부 잠비아 수자원·위생부 장관은 강물의 산성도가 pH 1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광물전문매체 마이닝닷컴은 해당 수치는 사람의 뼈를 녹이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지역 주민들은 혈뇨, 흉부 압박 등 증상을 호소했고 어류 집단 폐사와 농작물 폐사 등 피해가 잇따랐다. SML은 사고 당시 피해 지역 주민을 위한 보상을 약속했지만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보상이 일부만 진행됐다고 전했다.
유출 규모를 축소한 정황도 드러났다. 지난달 환경감사업체 드리짓 잠비아는 조사 결과 150만t의 유독 물질이 유출됐다며 지역의 식수, 어류 자원, 농지를 위협하는 대규모 환경 재앙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SML과 잠비아 정부가 공개한 유출량 5만t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국제투명성기구 잠비아 지부는 상황의 심각성에 맞는 진지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오염을 초래한 기업은 인간, 야생동물, 생태계, 환경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 등 전방위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기업은 소송에 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최근 핀란드·호주 등 대사관은 유출 사고 관련 건강 경보를 발령했다. 지난달 미국 대사관은 건강상 위험을 이유로 자국 외교 인력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잠비아는 세계 10대 구리 생산국 중 하나로 광업을 주요 산업으로 삼고 있다.
충남 아산 배방읍에서 초등학생 무리들의 무법 자전거 주행이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관련 112경찰 신고가 수십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아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5일까지 아산 배방읍 일대에서 청소년 자전거 위험 운전과 관련해 경찰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총 70건이다.
신고자는 지역 주민과 운전자들로, 신고 내용은 아이들이 자전거를 위험하게 타고 몰려다닌다 자전거로 차도를 점거하고 차량 통행을 방해한다 등이다. 초등학생 무리들의 위험한 자전거 주행이 이어지면서 운전자와 보행자 사고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들 대다수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으로 확인돼 경찰 단속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신고는 평일 오후 4~6시 배방읍 지역 3개 초등학교 인근에서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현장에서 적발한 27건 운전자는 모두 촉법소년인 것으로 파악됐다. 촉법소년은 감호 위탁과 사회봉사 명령,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1~10호의 보호처분을 받는다.
수법은 주로 4~5명이 몰려 다니며 편도 2차로 도로를 모두 막거나, 교차로를 뺑뺑 돌며 곡예주행 또는 급정거 등을 일삼으며 뒤차의 주행을 방해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일부는 상습적으로 무법 주행을 이어가 경찰에 세 차례나 적발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차량과 보행자들을 무시하는 것은 물론, 위험한 주행을 꾸짖는 어른들에게 손가락 욕설을 하거나 출동한 경찰에게도 막말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경찰서는 전날 청소년 자전거 안전 주행 관련 부서 회의를 열어 대책을 마련 중이다.
경찰은 신고가 집중된 배방읍 일대 초등학교 3곳을 포함해 일대 초등학교에서 무기한 순찰 활동을 시작하고, 충남교육청 아산교육지원청과 협의해 안전 운행 관련 안내·홍보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가 최근의 경기 부진과 민생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소위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는 것도 케인스주의의 효과를 믿기 때문일 것이다. 14조원 가까이 되는 엄청난 돈을 풀어서 경제가 다시 활성화되고, 민생이 더 좋아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정부는 민생회복을 위한 특별 조치로서 소비 활성화를 위해 전 국민에게 1인당 15만원씩 지급하고, 또 국민의 90%에게는 2차로 1인당 10만원씩 추가 지급한다고 한다. ‘돈을 풀면 경제가 돈다’는 경제 이론이 설령 출장용접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국민 대부분은 갑자기 공짜 돈이 생기니 일단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 돈이 실은 우리 국민이 낸 세금에서 나오고,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부채가 된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국책 연구기관은 우리 경제가 소비를 중심으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하니 정부에서 주는 돈 열심히 쓰기만 하면 될 일이다.
정부가 쓸 돈을 계속 주면 좋은데,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단발성이다. 쓸 돈이 단지 일회성으로 제공된다면, 이런 현금 지원 정책이 과연 지속적 소비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가? 이번에 준 돈으로 가족 회식 잘 가졌는데 다음에는 회식할 돈을 어디에서 구해야 할까? 정부는 물론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라고 선전한다. 펌프에서 물이 나오지 않을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위에서 붓는 ‘마중물’처럼 소비쿠폰도 계속해서 소비할 수 있는 돈을 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AI시대 ‘케인스 이론’이 유효한가
이재명 정부는 이런 케인스 이론을 확신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미 대선 시기에 ‘호텔경제학’이라는 비유를 통해 자신의 정책적 방향을 제시했다. 한 여행객이 호텔에 10만원을 예약금으로 맡기고 지역 상권을 돌아다니면 그 돈으로 여러 차례 거래가 일어나며 경제가 활력을 되찾는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호텔은 그 돈으로 가구점에 외상값을 갚고, 가구점 주인은 치킨집에서 식사하고, 치킨집은 문구점에서 물품을 구매하고, 문구점은 호텔에 빚을 갚는다. 마지막으로 여행객이 설령 예약을 취소하고 10만원을 환불받더라도, 그 사이 지역 내에서는 돈이 순환하며 이루어진 소비는 실질적인 경제활동임이 틀림없다. 호텔경제학은 ‘소비가 유효 수요를 창출하고, 경제를 순환시킨다’는 케인스주의의 기본 원리를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쉽게 설명한다.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살아난다면 침체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먼저 돈을 푸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정부가 제일 먼저 시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결국 케인스주의와 그 이론을 확신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산물이다. 그렇다면 소비 활성화를 위해 푼 돈이 엄청난 액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두 가지를 물어야 한다. 21세기 인공지능 시대에도 케인스 이론이 통용되는가? 시장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 언제나 유효하고 정당한 것인가? 정부가 주는 공짜 돈에 현혹되어서인지 정부 정책에 대해 진지하게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 내란 탓에 견제의 힘을 잃어버린 야당은 정부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할 여유가 없다. 비판과 견제 없이 폭주하는 권력은 그 방향과 수단이 옳지 않으면 탈선할 가능성이 크다. 잘못된 정책을 너무 효율적으로 강도 높게 추진하면, 국가와 사회는 의도한 목표에서 훨씬 더 멀어지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같은 첨단 과학과 기술의 발달과 함께 자본주의가 진화하면서 케인스식 정책은 20세기 산업자본주의 시대에는 적합했으나 21세기의 디지털 자본주의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는 의심의 목소리가 크다. 일본은 엄청난 돈을 풀었음에도 경제는 ‘잃어버린 30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유럽의 경우 양적 완화는 남유럽 재정위기를 막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어도 독일과 같은 북유럽 경제와의 격차는 줄이지 못했다. 저금리와 유동성은 오히려 은행 부실과 좀비기업 문제를 키웠다. 미국의 경우에 여러 번에 걸친 양적 완화로 주식시장은 활황을 맞았지만, 실물경제 회복은 빠르지 않았다. 자산 가격 상승으로 상위 계층의 부는 증대되고 중하위 계측의 소득 증대는 미약해 결과적으로 불평등은 확대되었다. 간단히 말해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돈을 푸는 정책은 초기에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약발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오늘날 어떤 이유에서인지 케인스가 말하는 ‘승수효과’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승수효과란 정부 지출 또는 투자 증가가 그 자체 이상으로 경제 전체에 파급 효과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정부가 지급한 민생회복 쿠폰으로 아무리 소비를 많이 해도 실질적인 생산과 가치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소비를 통해 활성화된 경기는 새로운 소득과 일자리와 연계가 되어야 지속적인 효과가 있다. 그러나 소비가 일회적이고 단발적이라면 새로운 생산과 가치 창출은커녕 부채의 증대를 가져온다. 정부의 재정 지출은 결국 세금이나 국가채무로 충당된다는 점에서 비용이기 때문이다.
세밀한 설계로 효과 보여줘야
우리는 지금 금융자산이 실물경제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가계·기업·정부 모두 부채 의존적 구조로 전환된 금융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한국은 특히 가계부채 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를 넘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러, 부채 경제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러한 ‘부채 경제’는 통화 정책의 효력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마저 갉아먹는다. 반복적 경기 부양은 국가 부채를 누적시킨다. 국민은 언젠가 세금이 증가할 것을 예상해 소비를 늘리지 않고 저축을 유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금 지원은 실물경제를 활성화하기보다는 오히려 기존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진정한 경제 활성화는 시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계층을 확대하고, 소득을 지속적으로 증대해야만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선 경제가 성장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새로운 가치 생산을 통해 총량이 늘어야 한다. 돈이 단순히 돌기만 한다고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둥그렇게 모여 앉아 한 그릇의 국을 서로 주고받는다고 해보자. 국그릇은 계속 움직이고, 마치 식탁이 활기를 띠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릇 속 국물의 양은 전혀 늘어나지 않는다. 새로운 재료를 넣어 끓이지 않는 한, 사람들은 더 많이 먹을 수 없다. ‘호텔경제학’에 대해 비유적으로 대조되는 ‘국그릇 돌리기 경제학’은 소비 활성화의 승수효과에 의문을 제기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정말로 민생을 되살리길 진심으로 바란다. 만약 케인스 이론이 여전히 타당하다면, 승수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어쩌면 정책 한계가 아니라 ‘정책 설계의 문제’일 수도 있다. 기왕 재정을 투입해 소비를 진작시키고자 했다면, 장기적 효과가 나타나도록 세밀하게 설계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심도 있는 토론과 논의 없이 소비쿠폰 정책을 밀어붙였다.
본래 진보 정권은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강한 국가를 추구한다. 이 정부는 재정 지원을 통해 불평등 완화와 경기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개입이 오히려 양극화를 심화하고 부채 경제를 초래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시장을 믿지 않는 정부의 시장 개입이 정말 경기를 살릴 수 있을까? 국가의 시장 개입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는 없는가? 질문도 비판도 논의도 없는 정말 이상한 시대에 쓸데없는 걱정을 해본다.
잠비아에서 구리광산의 댐 붕괴로 심각한 환경 오염이 발생하자 피해 주민들이 광산을 소유한 중국계 기업을 상대로 800억달러(약 110조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BBC는 이번 소송이 잠비아 역사상 최대 규모 환경 소송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BBC 등 외신은 16일(현지시간) 잠비아 북부 키트웨 지역 농민 등 주민 176명이 구리광산의 광미댐(광물 채굴·가공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저장하기 위해 만든 댐) 붕괴로 유독 물질을 포함한 폐수가 다량 유출된 데 관해 사고 광산을 소유한 ‘시노 메탈스 리치 잠비아’(SML)와 ‘NFC 아프리카 마이닝’을 상대로 해당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두 회사 모두 중국 국영 광산기업인 유색광업집단유한공사의 자회사다.
소송에 나선 주민들은 댐 붕괴가 기업의 시공 문제와 운영 관리 부실 등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이들은 환경 복원과 피해 보상을 위한 800억달러에 더해 2000만달러(약 280억원) 규모의 긴급기금 조성을 요구했다.
키트웨 지역에서는 지난 2월 내린 폭우로 광산 폐기물을 저장하는 광미댐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황산 등 유독 물질이 수도 루사카까지 이어지는 주요 식수원인 므왐바시강으로 흘러 들어갔다. 사고 당시 콜린스 엔조부 잠비아 수자원·위생부 장관은 강물의 산성도가 pH 1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광물전문매체 마이닝닷컴은 해당 수치는 사람의 뼈를 녹이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지역 주민들은 혈뇨, 흉부 압박 등 증상을 호소했고 어류 집단 폐사와 농작물 폐사 등 피해가 잇따랐다. SML은 사고 당시 피해 지역 주민을 위한 보상을 약속했지만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보상이 일부만 진행됐다고 전했다.
유출 규모를 축소한 정황도 드러났다. 지난달 환경감사업체 드리짓 잠비아는 조사 결과 150만t의 유독 물질이 유출됐다며 지역의 식수, 어류 자원, 농지를 위협하는 대규모 환경 재앙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SML과 잠비아 정부가 공개한 유출량 5만t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국제투명성기구 잠비아 지부는 상황의 심각성에 맞는 진지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오염을 초래한 기업은 인간, 야생동물, 생태계, 환경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 등 전방위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기업은 소송에 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최근 핀란드·호주 등 대사관은 유출 사고 관련 건강 경보를 발령했다. 지난달 미국 대사관은 건강상 위험을 이유로 자국 외교 인력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잠비아는 세계 10대 구리 생산국 중 하나로 광업을 주요 산업으로 삼고 있다.
충남 아산 배방읍에서 초등학생 무리들의 무법 자전거 주행이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관련 112경찰 신고가 수십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아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5일까지 아산 배방읍 일대에서 청소년 자전거 위험 운전과 관련해 경찰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총 70건이다.
신고자는 지역 주민과 운전자들로, 신고 내용은 아이들이 자전거를 위험하게 타고 몰려다닌다 자전거로 차도를 점거하고 차량 통행을 방해한다 등이다. 초등학생 무리들의 위험한 자전거 주행이 이어지면서 운전자와 보행자 사고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들 대다수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으로 확인돼 경찰 단속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신고는 평일 오후 4~6시 배방읍 지역 3개 초등학교 인근에서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현장에서 적발한 27건 운전자는 모두 촉법소년인 것으로 파악됐다. 촉법소년은 감호 위탁과 사회봉사 명령,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1~10호의 보호처분을 받는다.
수법은 주로 4~5명이 몰려 다니며 편도 2차로 도로를 모두 막거나, 교차로를 뺑뺑 돌며 곡예주행 또는 급정거 등을 일삼으며 뒤차의 주행을 방해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일부는 상습적으로 무법 주행을 이어가 경찰에 세 차례나 적발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차량과 보행자들을 무시하는 것은 물론, 위험한 주행을 꾸짖는 어른들에게 손가락 욕설을 하거나 출동한 경찰에게도 막말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경찰서는 전날 청소년 자전거 안전 주행 관련 부서 회의를 열어 대책을 마련 중이다.
경찰은 신고가 집중된 배방읍 일대 초등학교 3곳을 포함해 일대 초등학교에서 무기한 순찰 활동을 시작하고, 충남교육청 아산교육지원청과 협의해 안전 운행 관련 안내·홍보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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