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구매 불법 추심 시달리다 세상 떠난 성매매 노동자 1주기 추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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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치료제구매 불법 추심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성노동자 심모씨의 1주기를 맞아 동료들이 거리에서 추모식을 열었다.
미아리 성노동자 이주대책위원회는 18일 오전 서울 성북구청 앞에서 심씨의 추모식을 열고 성매매 집결지인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의 이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심씨의 제사상은 경찰 바리케이드 앞에 차려졌다. 영정 속 고인은 앳된 얼굴이었다.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해 죽음으로 싸우겠다’고 적힌 손팻말을 든 고인의 생전 사진도 놓였다. 검은 옷차림의 동료들은 수척한 얼굴로 접이식 상 위에 과일과 전, 떡, 국, 소주와 캔맥주를 올렸다. 영정 앞에 향을 피우고 절을 올린 뒤, 눈시울을 붉힌 채 멍하니 사진을 바라보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동료들의 기억 속 심씨는 만화영화 속 ‘캔디’ 같은 사람이었다. 밝고 씩씩하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감하게 살아가던 사람이라며 금방이라도 ‘언니’ 하며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다는 추모사가 이어졌다. 남들에게는 하찮은 7900원짜리 티셔츠를 몇년 만에 사 입고 기뻐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도 했다.
심씨의 지인은 이혼하고 기저귀 찬 어린 딸을 데리고 마산, 포항 등을 떠돌며 일을 하다가 마지막으로 온 곳이 미아리였다며 딸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내 새끼 사랑한다’ 이런 글을 써놓고 집을 나섰을 때 심정이 어땠겠나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생전 심씨는 성노동자 이주대책을 요구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성노동자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생존이 죄가 된다면 바뀌어야 하는 건 사회 아닌가라며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지치지도, 쓰러지지도 않고 끝까지 목소리를 내겠다고 외친 사람이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그런 그를 끝내 벼랑 끝으로 몬 건 불법 추심이었다. 홀로 어린 딸과 뇌졸중을 앓는 아버지를 부양하던 그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1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돈을 대부업체에서 빌렸다. 그러나 빚은 한 달 만에 수천만원으로 불어났다. 채권자들은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는 사실을 알리겠다는 협박 문자를 보냈고, 지난해 8월부터 약 3개월 동안 심씨와 가족 등 7명에게 87차례 심야 전화를 걸어 폭언했다. SNS에는 채무자의 얼굴과 가족사진까지 올렸다. 결국 심씨는 지난해 9월20일 대전의 한 펜션에서 사채업자들의 이름과 빌린 액수를 적은 유서를 남기고 숨졌다.
경찰 수사는 늦었다. 심씨 지인의 제보를 받고도 수사 착수까지 46일이 걸렸다. 심씨 죽음이 뒤늦게 알려지며 불법 사금융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은 불법 추심을 뿌리 뽑으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심씨의 동료들은 달라진 건 없다고 말했다. 불법 대부업 단속에만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정작 피해자인 성노동자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배제된 현실은 외면됐다고 했다. 동료 김모씨(49)는 우리는 4대 보험도 없고 신용도 없으니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다. 사채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들이 성노동자의 죽음은 사회적 죽음이라고 외친 이유다.
미아리 텍사스는 2023년부터 재개발로 해체되고 있다. 철거가 완료되면 이 일대에는 지상 47층 규모의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성노동자와 세입자들은 강제 퇴거를 당했다. 철거 과정에서 집행관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와 잠옷 차림으로 쫓겨났다고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강제 압류 시 사전 절차에 소홀하고, 강제 개문 뒤 안내 의무를 위반하는 것은 주거의 자유와 사생활 비밀 침해라는 판단을 지난 9일 내놓았다. 남은 이들은 성북구청 앞에서 주거권 보장과 보상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경동시장 지하에서 처음 장사를 시작해 언젠가 푸른 바다가 보이는 곳에 식당을 열고 싶다는 꿈이 있었어요. 제주에서 그 꿈을 이루게 되었네요.
지난해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 유일한 한식요리사로 최종 8인에 이름을 올리며 큰 화제를 모은 김미령 셰프가 이번엔 제주의 맛을 차려낸다. 쪽빛 파도가 넘실대는 제주 애월 해안가에 오는 26일 제철 해산물 한식당 ‘바다술상’을 연다.
김 셰프는 서울 경동시장 국숫집 ‘안동집’과 도봉구의 맡김 차림 요릿집 ‘즐거운술상’을 운영하며 손맛을 알려온 인물이다. 제철 식재료의 맛을 최대로 끌어올린 맛깔난 한식요리가 주특기. 음식에 대한 진심이 있다면 제주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뚝심으로 요식업계 격전지인 제주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 6일 찾은 ‘바다술상’은 아직 정식 오픈 전임에도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김 셰프는 요즘 치솟은 물가 때문에 ‘제주도 갈 바에 일본에 간다’는 말이 들릴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다며 전망은 비싸게, 음식은 좋은 재료로 만들되 가격은 저렴하게 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곳에선 제주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을 해녀들로부터 바로 받아 매일 신선한 요리를 차려낸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그림 같은 바다 풍경도 함께다. 제철 활어회와 돼지고기 수육, 한치물회, 생선구이, 생새우회 등이 놓인 푸짐한 한 상이 ‘중자’ 기준 7만5000원. 가성비 넘치는 구성에 손님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김 셰프는 드시는 걸 보고 모자라겠다 싶으면 더 챙겨드린다. 젊은 손님들은 깜짝 놀라며 ‘이거 돈 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묻는데, ‘무슨 돈이냐, 그냥 드시라’고 한다. 너무 좋아하신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 저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대표메뉴 ‘미역국수’는 그의 주전공인 국수를 제주식으로 풀어낸 요리다. 제주도는 고기국수가 유명하지만 바다에서 나는 식재료로 국수를 만든다면 어떨까 하는 발상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오는 가족 단위 손님의 경우 아이용으로 순한 국수를 덜어내고, 어른들은 취향에 맞게 칼칼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한식의 맛을 살리고자 한 고민도 엿보였다. 그는 차가운 회와 해산물만으로는 아쉽다는 생각에 따뜻한 밑반찬을 곁들였다고 했다.
특히 국숫집을 20년 넘게 운영해온 그에게는 ‘혼밥’ 손님들도 소중하다. 이곳에도 혼자 오는 손님을 위해 1인 정식 메뉴를 마련했다. 누구나 편하게 찾아와 제주의 맛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20대 초반, 어머니를 도와 경동시장에서 국수 장사를 시작한 이후 30년 가까이 장사밖에 모르고 살았던 그는 <흑백요리사>가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그동안 사는 게 바빠 요리하는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모르고 살았어요. 지난 1년간 많은 분이 제 음식을 찾아주시는 걸 보고 자긍심을 갖게 됐어요. 한식의 가치도 더욱 크게 느끼게 됐고요.
연말 방영을 앞둔 <흑백요리사> 두 번째 시즌에 ‘백수저’로 출연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많이 들었다며 다른 분들께 기회를 드려야 한다. 저는 옆에서 응원하며 음식 하는 사람으로 자리를 지키겠다고 했다.
그는 요즘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일주일에 3일은 제주에, 나머지 4일은 서울에서 ‘안동집’과 ‘즐거운술상’을 지킨다. 쉴 틈 없는 일정에 입안이 다 부르텄다면서도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전혀 힘들지 않아요. 손님들께 아낌없이 풍족하게 드릴 수 있다는 것만큼 음식 하는 사람의 행복이 있을까요. 맛있게 드시고 즐거워하는 걸 보면 저도 힐링이 돼요. 그게 제일 큰 보람이에요.
김 셰프는 요즘 제주도의 제철 채소에도 흠뻑 빠져 있다고 했다. 앞으로 제주의 밭과 들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로 다양한 밑반찬을 선보일 계획이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제주는 가을에 맛있는 것들이 넘쳐나요. 갈치도 살이 오르고 양배추와 쪽파는 물론 가을무와 호박은 얼마나 달고 맛이 깊은지 몰라요. 많은 분이 오셔서 가을 제주도의 맛과 풍경을 즐기시면 좋겠어요.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들이 최근 원두 가격 인상을 이유로 커피값을 올렸지만 커피 한 잔 가격에 원두 비중은 크지 않다는 소비자단체의 지적이 나왔다. 주요 커피 브랜드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상승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주요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의 재무분석과 원두 가격 변동 추이 등을 살펴 커피 가격 적정성을 분석했다고 15일 밝혔다.
소비자단체협의회가 아메리카노 1잔 원가를 추정한 결과를 보면, 에스프레소 1샷에 사용되는 원두(약 10g) 원가는 111원 내외였다. 스타벅스의 경우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2샷 기준·4700원)에 사용되는 원두 가격은 222원으로, 1잔 가격의 4.7% 수준이었다. 저가 브랜드의 아메리카노(1700~1800원)도 원두 원가는 12.4~13.1% 수준으로 추산됐다. 이 가격 산정에는 올해 기준으로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을 반영한 것이라고 카마그라구입 협의회는 설명했다.
결국 커피 한 잔에는 원두 가격보다 컵·빨대 등 부재료와 임대료·인건비·판관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크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메가MGC, 컴포즈 등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올리며 원두 가격 급등에 따른 인상이라는 이유를 댄다고 협의회는 지적했다.
이들 4개 커피 브랜드의 최근 2년 실적이 모두 이익을 내는 구조를 유지했다고 협의회는 밝혔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3조원대 매출을 올렸으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6.5% 늘었다. 메가MGC커피는 2020년부터 4년간 매년 평균 72.6% 매출 증가율을 달성했다. 지난해와 2023년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55.1%, 124.1% 증가했다. 투썸플레이스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5.2% 늘었다. 컴포즈 커피도 2023년부터 전자정보공시시스템에 재무정보를 공개해야 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커피(외식)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1.7%)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커피 브랜드가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 이는 개인 카페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되고, 전체적인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가격을 인상하게 된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미아리 성노동자 이주대책위원회는 18일 오전 서울 성북구청 앞에서 심씨의 추모식을 열고 성매매 집결지인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의 이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심씨의 제사상은 경찰 바리케이드 앞에 차려졌다. 영정 속 고인은 앳된 얼굴이었다.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해 죽음으로 싸우겠다’고 적힌 손팻말을 든 고인의 생전 사진도 놓였다. 검은 옷차림의 동료들은 수척한 얼굴로 접이식 상 위에 과일과 전, 떡, 국, 소주와 캔맥주를 올렸다. 영정 앞에 향을 피우고 절을 올린 뒤, 눈시울을 붉힌 채 멍하니 사진을 바라보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동료들의 기억 속 심씨는 만화영화 속 ‘캔디’ 같은 사람이었다. 밝고 씩씩하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감하게 살아가던 사람이라며 금방이라도 ‘언니’ 하며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다는 추모사가 이어졌다. 남들에게는 하찮은 7900원짜리 티셔츠를 몇년 만에 사 입고 기뻐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도 했다.
심씨의 지인은 이혼하고 기저귀 찬 어린 딸을 데리고 마산, 포항 등을 떠돌며 일을 하다가 마지막으로 온 곳이 미아리였다며 딸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내 새끼 사랑한다’ 이런 글을 써놓고 집을 나섰을 때 심정이 어땠겠나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생전 심씨는 성노동자 이주대책을 요구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성노동자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생존이 죄가 된다면 바뀌어야 하는 건 사회 아닌가라며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지치지도, 쓰러지지도 않고 끝까지 목소리를 내겠다고 외친 사람이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그런 그를 끝내 벼랑 끝으로 몬 건 불법 추심이었다. 홀로 어린 딸과 뇌졸중을 앓는 아버지를 부양하던 그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1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돈을 대부업체에서 빌렸다. 그러나 빚은 한 달 만에 수천만원으로 불어났다. 채권자들은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는 사실을 알리겠다는 협박 문자를 보냈고, 지난해 8월부터 약 3개월 동안 심씨와 가족 등 7명에게 87차례 심야 전화를 걸어 폭언했다. SNS에는 채무자의 얼굴과 가족사진까지 올렸다. 결국 심씨는 지난해 9월20일 대전의 한 펜션에서 사채업자들의 이름과 빌린 액수를 적은 유서를 남기고 숨졌다.
경찰 수사는 늦었다. 심씨 지인의 제보를 받고도 수사 착수까지 46일이 걸렸다. 심씨 죽음이 뒤늦게 알려지며 불법 사금융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은 불법 추심을 뿌리 뽑으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심씨의 동료들은 달라진 건 없다고 말했다. 불법 대부업 단속에만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정작 피해자인 성노동자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배제된 현실은 외면됐다고 했다. 동료 김모씨(49)는 우리는 4대 보험도 없고 신용도 없으니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다. 사채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들이 성노동자의 죽음은 사회적 죽음이라고 외친 이유다.
미아리 텍사스는 2023년부터 재개발로 해체되고 있다. 철거가 완료되면 이 일대에는 지상 47층 규모의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성노동자와 세입자들은 강제 퇴거를 당했다. 철거 과정에서 집행관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와 잠옷 차림으로 쫓겨났다고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강제 압류 시 사전 절차에 소홀하고, 강제 개문 뒤 안내 의무를 위반하는 것은 주거의 자유와 사생활 비밀 침해라는 판단을 지난 9일 내놓았다. 남은 이들은 성북구청 앞에서 주거권 보장과 보상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경동시장 지하에서 처음 장사를 시작해 언젠가 푸른 바다가 보이는 곳에 식당을 열고 싶다는 꿈이 있었어요. 제주에서 그 꿈을 이루게 되었네요.
지난해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 유일한 한식요리사로 최종 8인에 이름을 올리며 큰 화제를 모은 김미령 셰프가 이번엔 제주의 맛을 차려낸다. 쪽빛 파도가 넘실대는 제주 애월 해안가에 오는 26일 제철 해산물 한식당 ‘바다술상’을 연다.
김 셰프는 서울 경동시장 국숫집 ‘안동집’과 도봉구의 맡김 차림 요릿집 ‘즐거운술상’을 운영하며 손맛을 알려온 인물이다. 제철 식재료의 맛을 최대로 끌어올린 맛깔난 한식요리가 주특기. 음식에 대한 진심이 있다면 제주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뚝심으로 요식업계 격전지인 제주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 6일 찾은 ‘바다술상’은 아직 정식 오픈 전임에도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김 셰프는 요즘 치솟은 물가 때문에 ‘제주도 갈 바에 일본에 간다’는 말이 들릴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다며 전망은 비싸게, 음식은 좋은 재료로 만들되 가격은 저렴하게 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곳에선 제주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을 해녀들로부터 바로 받아 매일 신선한 요리를 차려낸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그림 같은 바다 풍경도 함께다. 제철 활어회와 돼지고기 수육, 한치물회, 생선구이, 생새우회 등이 놓인 푸짐한 한 상이 ‘중자’ 기준 7만5000원. 가성비 넘치는 구성에 손님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김 셰프는 드시는 걸 보고 모자라겠다 싶으면 더 챙겨드린다. 젊은 손님들은 깜짝 놀라며 ‘이거 돈 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묻는데, ‘무슨 돈이냐, 그냥 드시라’고 한다. 너무 좋아하신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 저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대표메뉴 ‘미역국수’는 그의 주전공인 국수를 제주식으로 풀어낸 요리다. 제주도는 고기국수가 유명하지만 바다에서 나는 식재료로 국수를 만든다면 어떨까 하는 발상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오는 가족 단위 손님의 경우 아이용으로 순한 국수를 덜어내고, 어른들은 취향에 맞게 칼칼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한식의 맛을 살리고자 한 고민도 엿보였다. 그는 차가운 회와 해산물만으로는 아쉽다는 생각에 따뜻한 밑반찬을 곁들였다고 했다.
특히 국숫집을 20년 넘게 운영해온 그에게는 ‘혼밥’ 손님들도 소중하다. 이곳에도 혼자 오는 손님을 위해 1인 정식 메뉴를 마련했다. 누구나 편하게 찾아와 제주의 맛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20대 초반, 어머니를 도와 경동시장에서 국수 장사를 시작한 이후 30년 가까이 장사밖에 모르고 살았던 그는 <흑백요리사>가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그동안 사는 게 바빠 요리하는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모르고 살았어요. 지난 1년간 많은 분이 제 음식을 찾아주시는 걸 보고 자긍심을 갖게 됐어요. 한식의 가치도 더욱 크게 느끼게 됐고요.
연말 방영을 앞둔 <흑백요리사> 두 번째 시즌에 ‘백수저’로 출연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많이 들었다며 다른 분들께 기회를 드려야 한다. 저는 옆에서 응원하며 음식 하는 사람으로 자리를 지키겠다고 했다.
그는 요즘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일주일에 3일은 제주에, 나머지 4일은 서울에서 ‘안동집’과 ‘즐거운술상’을 지킨다. 쉴 틈 없는 일정에 입안이 다 부르텄다면서도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전혀 힘들지 않아요. 손님들께 아낌없이 풍족하게 드릴 수 있다는 것만큼 음식 하는 사람의 행복이 있을까요. 맛있게 드시고 즐거워하는 걸 보면 저도 힐링이 돼요. 그게 제일 큰 보람이에요.
김 셰프는 요즘 제주도의 제철 채소에도 흠뻑 빠져 있다고 했다. 앞으로 제주의 밭과 들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로 다양한 밑반찬을 선보일 계획이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제주는 가을에 맛있는 것들이 넘쳐나요. 갈치도 살이 오르고 양배추와 쪽파는 물론 가을무와 호박은 얼마나 달고 맛이 깊은지 몰라요. 많은 분이 오셔서 가을 제주도의 맛과 풍경을 즐기시면 좋겠어요.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들이 최근 원두 가격 인상을 이유로 커피값을 올렸지만 커피 한 잔 가격에 원두 비중은 크지 않다는 소비자단체의 지적이 나왔다. 주요 커피 브랜드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상승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주요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의 재무분석과 원두 가격 변동 추이 등을 살펴 커피 가격 적정성을 분석했다고 15일 밝혔다.
소비자단체협의회가 아메리카노 1잔 원가를 추정한 결과를 보면, 에스프레소 1샷에 사용되는 원두(약 10g) 원가는 111원 내외였다. 스타벅스의 경우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2샷 기준·4700원)에 사용되는 원두 가격은 222원으로, 1잔 가격의 4.7% 수준이었다. 저가 브랜드의 아메리카노(1700~1800원)도 원두 원가는 12.4~13.1% 수준으로 추산됐다. 이 가격 산정에는 올해 기준으로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을 반영한 것이라고 카마그라구입 협의회는 설명했다.
결국 커피 한 잔에는 원두 가격보다 컵·빨대 등 부재료와 임대료·인건비·판관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크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메가MGC, 컴포즈 등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올리며 원두 가격 급등에 따른 인상이라는 이유를 댄다고 협의회는 지적했다.
이들 4개 커피 브랜드의 최근 2년 실적이 모두 이익을 내는 구조를 유지했다고 협의회는 밝혔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3조원대 매출을 올렸으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6.5% 늘었다. 메가MGC커피는 2020년부터 4년간 매년 평균 72.6% 매출 증가율을 달성했다. 지난해와 2023년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55.1%, 124.1% 증가했다. 투썸플레이스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5.2% 늘었다. 컴포즈 커피도 2023년부터 전자정보공시시스템에 재무정보를 공개해야 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커피(외식)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1.7%)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커피 브랜드가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 이는 개인 카페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되고, 전체적인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가격을 인상하게 된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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