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39조원 1차 추경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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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도의회에 따르면 추경안은 올해 본예산 38조7221억원보다 5605억원 증액한 39조2826억원 규모로, 지난 27일 도의회 제384회 정례회에서 수정의결됐다. 이는 지난달 30일 도가 제출한 추경안(4785억원 증액)보다 820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번 추경에는 민생경제 회복,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요 사업들이 편성됐다. 본예산 대비 일반회계 5141억원, 특별회계 464억원이 각각 증액됐다. 구체적으로 민생경제 회복 사업으로는 지역화폐 발행 지원 1028억원, 경기패스 101억원, 어린이·청소년 교통비 60억원 등이,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 사업으로 팹리스 양산 지원 및 인력 양성 37억원, 팹리스 시제품 개발 6억원 등이 각각 편성됐다.
추경에는 국지도 및 지방도 사업 658억원, 도로 선형 개량 사업 60억원, 지방하천 정비 390억원 등이 반영됐다. ‘쪽지예산’ 논란으로 감사원 감사 요구가 제기된 ‘밀폐형 버스정류장 설치 사업’ 예산 7억3200만원은 전액 삭감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기도 추경예산이 새 정부의 민생 추경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의결된 소중한 예산은 무너진 민생과 침체된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엔 좀 잘 하는가 했더니만 결국 또 사달이 났어.”
지난 24일 강원 동해시청 인근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가 착잡한 듯 말했다. 동해시는 현 심규언 시장의 구속과 재판으로 술렁이고 있다. 심 시장은 지난해 12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법원에서 보석허가를 받아 조만간 시정에 복귀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동해 시민들이 받은 충격은 적지 않다.
동해시는 1995년 첫 민선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한 이래 30년 동안 임기를 제대로 마치고 퇴임한 시장이 없다. 민선 1~2기 김인기 전 시장은 업자와 시청 공무원으로부터 뇌물을 받아 중도 낙마했다. 그의 동생인 민선 4~5기 김학기 전 시장도 기업 대표로부터 뇌물을 받아 처벌됐다. 민선 3기 김진동 전 시장은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임기 중 재판에 넘겨졌다. 민선 6기부터 3연임에 성공했던 심 시장도 결국은 ‘비위의 사슬’을 벗어나지 못했다.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가 열린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끊이지 않는 민선 지자체장들의 비위와 권한 남용, 전횡 등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갉아먹는 요소로 작용한다.
26일 경향신문이 행정안전부에서 입수한 ‘지방자치단체장 사임 및 퇴직 현황’ 자료를 보면 1995년 첫 선거 이후 민선 8기(2022년)에 이르는 동안 중도 사임하거나 직위를 박탈당한 단체장은 모두 298명이다.
이중 각종 범죄와 비리 등으로 당선무효형을 받아 퇴직한 지자체장은 모두 140명에 달했다. 대선, 총선 등의 출마를 이유로 중도 사임한 지자체장도 134명이다. 임기 중 사망이 21명, 지자체 통폐합으로 인한 직위 상실이 3명이었다.
민선 8기까지 투표로 선출된 지자체장은 총 2111명(광역 141명, 기초 1970명)이다. 사망·통폐합을 제외하더라도 선출된 지자체장의 약 13%(274명)가 본인 사유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것이다.
임기를 1년 가량을 남겨둔 민선 8기에서도 사임이나 퇴직으로 물러난 단체장이 이미 16명(사망 3명 제외)이다.
민원인 성상납,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된 김진하 양양군수는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박상돈 전 천안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박우량 전 신안군수는 직권남용으로 시장직을 상실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비롯해 3명의 광역·기초단체장이 대선과 총선 출마 등을 위해 사임했다. 문헌일 전 서울 구로구청장은 수백 억원대의 보유 주식을 백지신탁하게 되자 돌연 사퇴해 논란이 일었다.
지자체장이 임기 도중 자리를 비우게 되면 행정공백 문제가 발생함은 물론 재보궐선거를 치르느라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결국은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셈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4월 15일 이후 최근 5년간 지자체장·지방의원·교육감의 중도 사임과 퇴직으로 인해 모두 161개 선거구(교육감 3곳)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졌다. 여기에 들어간 비용은 총 1764억7379만원(교육감 708억335만원)에 달한다. 범위를 2010년대 이후로 넓힐 경우 재보궐선거에만 수 천억원의 혈세를 지출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30년간 지방자치 성숙기를 거치면서도 여전히 단체장의 권력형 비위가 근절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민선 단체장이 줄줄이 중도 낙마한 일부 지역은 ‘시장·군수의 무덤’이라는 오명도 썼다.
전남 해남군에서는 3명의 군수가 뇌물수수와 인사 비리 등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민선 3∼4기 박희현 전 군수는 직원들로부터 인사 청탁 대가로 돈을 받았다 2007년 낙마했다. 뒤를 이어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충식 전 군수는 발주 공사 특혜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민선 5기 박철환 전 군수는 공무원 인사평가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전북 임실에서도 민선 3기때 재선에 성공한 이철규 전 임실군수가 사무관 승진후보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물러났다. 이어 당선된 김진억 전 군수는 공사 수의계약 대가로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낙마했다. 민선 5기에는 강완묵 전 군수 역시 업자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집행유예형을 받아 직위를 상실했다.
경북 청송군에서는 민선 1~2기 안의종 전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했다. 이어 당선된 박종갑 전 군수와 3기 배대윤 전 군수가 공천헌금 상납과 공사 관련 특가법상 뇌물혐의로 구속됐다. 민선 4기에는 윤경희 전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경북 울릉군과 경남 창녕군 등에서도 선거법 위반과 뇌물 수수 등으로 인한 단체장의 잇단 낙마 사례가 있었다.
지자체장들의 반복되는 비위와 전횡 등은 지역에서 ‘소통령’으로 불릴만큼 집중된 권한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지자체장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자치단체의 최고집행기관으로서 사무를 총괄하고 집행할 권한을 갖는 독임제(의사결정권이 1명의 책임자에 부여됨) 행정기관이다. 각종 권한이 단체장 한 사람에게 집중된 구조라는 얘기다.
지자체장의 대표적인 권한으로는 예산편성권과 조직·인사권, 각종 인허가 권한 등을 들 수 있다. 올해 전국 지자체의 전체 세입예산 규모는 505조원이 넘는다. 지자체에 소속된 공무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1만5000여명이다.
이 막대한 예산을 각 지자체장들이 주무른다.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1만명이 넘는 공무원 인사권도 지자체장들이 독점한다. 여기에 광역단체를 기준으로보면 많게는 수십 곳에 이르는 산하 공사·공단과 출자·출연기관, 각종 유관 기관·단체장의 임면권까지 쥐고 있다.
지자체장들이 손에 쥔 권한은 막강하지만 이를 견제할 수단은 마땅치 않다. 지자체장 견제를 위해 마련한 가장 큰 제도적 장치가 지방의회지만,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의회는 여대야소가 될 경우 지자체장에게 종속돼 ‘거수기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영·호남 등 특정 정당 지지성향이 강한 지역은 지자체장과 다른 정당 소속 지역구 의원이 1명도 당선되지 못한 경우가 상당수다. 주민들이 직접 단체장을 견제하고 압박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된 ‘주민소환제도’ 등은 투표율 충족요건 등 문턱이 높아 실효성을 갖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한국법제연구원은 지난해 발간한 ‘자치법제연구’ 보고서에서 “지방자치제 시행 30년이 경과하는 동안 자치권과 자치분권이 확대돼 단체장의 권한이 확대된 만큼 그에 따른 단체장의 책임성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토착세력과의 유착 비리 등을 막기 위한 단체장 재임 규제 강화(2회 연임 제한)와 독립된 인사위원회 및 지방감사원 설치, 주민감사청구와 주민소환 요건 완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재현 배재대 자율전공학부 교수(한국지방정치학회장)도 “단체장 비위는 권한의 과잉과 제도의 미흡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라며 “단체장의 인사·예산권에 대한 내외부 통제 장치를 강화하고, 인사위원회나 예산심의기구의 독립성·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주민에 의한 통제 메커니즘’을 제도화·내실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29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내정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62)은 전략과 정책을 겸비한 중진 의원(5선)이다.
경기 가평 출신으로 춘천고와 서울대(철학과)를 나왔다. 서울대 재학 시절엔 학원자율화추진위원장을 지내는 등 86학생운동권 그룹의 맏형으로 통한다. 198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든 평화민주당의 기획위원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후 한광옥 전 의원 보좌관을 거쳐 김대중 정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기 구리에서 당선돼 원내에 입성한 후 19대부터 22대까지 당선되면서 5선 고지에 올랐다.
당내에선 당 정책위의장,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민주당이 절대 과반 여당이던 21대 국회에서는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임대차 3법, 공정경제 3법 등 쟁점법안을 처리하는데 앞장섰다.
2020년 8월 당시 민주당이 임대차 3법 등을 단독으로 강행처리한 것에 대해 야당이 ‘입법폭주’ ‘독재’라고 공세를 펼치자 “평생 독재의 꿀을 빨다가 이제 와서 이러냐”고 응수해 강성 이미지를 쌓기도 했다.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오는 2일 공식 수사기간 돌입에 앞서 과거 주요 정치인들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사건 판례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판례들은 김건희 특검이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제공받은 여론조사 성격을 규명할 때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현경병·배기선 전 국회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판례를 검토했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총체적으로 한 덩어리인 (수사)사안에 대한 법리 검토 중 판례를 보고, 사실검토도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에서 살핀 현 전 의원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는 ‘정치자금’을 어떻게 규정할지가 쟁점이었다. 현 전 의원은 골프장 대표 A씨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11년 6월 대법원에서 벌금 300만원과 추징금 3000만원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대법원은 현 전 의원이 보좌관을 통해 A씨에게 받은 1억원은 차용금으로 봐 무죄를 선고했으나, 역시 보좌관을 통해 A씨로부터 정치활동 경비 명목으로 9차례에 걸쳐 3000만원을 받은 부분은 유죄로 봤다. 대법원은 “정치자금은 정치활동을 위해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게 제공되는 금전 등 일체를 의미한다”는 기존 판례를 재확인했다.
배 전 의원 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사건 판례는 정치자금 명목으로 받은 금품을 뇌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대법원은 표면적으로 정치자금이라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대가성이 있다면 뇌물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정치자금 기부행위가 정치인인 공무원의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실체를 가진다면 뇌물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특검은 강경호 전 코레일 사장 금품수수 사건 등 판례를 통해 변호사법 법리도 검토했다. 변호사법은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해 청탁 또는 알선을 한다는 명목으로 금품·향응 등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한 사람’에 대해 적용할 수 있다.
이런 판례는 특히 명태균 게이트 수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이 20대 대선과 그 경선 과정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명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받았다고 의심했다. 비공표된 ‘공짜 여론조사’ 결과로 선거 과정에서 유·무형 이익을 얻었다면, 이를 불법 정치자금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공짜 여론조사’를 받은 대가로 공천에 개입해 명씨와 부정한 이익을 주고 받았다면 뇌물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2022년 보궐선거 당시 명씨의 청탁을 받고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한 혐의가 있다.
김 여사 측은 앞서 검찰에 낸 의견서에서 “명씨가 개인적인 목적으로 과거부터 반복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단순히 공유받은 것은 유·무형의 이익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여사 측은 여론조사를 단순히 공유받은 것이므로 “뇌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특검은 이러한 김 여사 측 주장에 타당성이 있는지 앞선 판례를 바탕으로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은 명품 가방 사건에서는 강 전 사장 사례와 같이 변호사법 적용을 검토했다. 앞서 검찰은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하면서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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